청약은 순서와 점수로 당첨자를 가리는 제도라, 그 순서를 돈으로 사거나 서류를 꾸며 앞당기면 다른 신청자의 기회를 빼앗게 됩니다. 주택법은 이런 행위를 「공급질서 교란」이라고 부르고 따로 금지합니다. 이번 강에서는 무엇이 금지되는지, 적발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차례로 정리합니다.
무엇이 금지되나 — 주택법 제65조
누구든지 주택을 공급받거나 공급받게 하려고 아래 증서나 지위를 사고팔거나(증여 등 권리 변동 포함), 알선하거나, 그런 광고를 해서는 안 됩니다. 광고에는 간행물·인쇄물·전화·인터넷 등 모든 매체가 들어갑니다.
1.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지위(주택조합원 지위 등)
2. 입주자저축 증서 — 청약통장
3. 주택상환사채
4.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것 — 시장·군수·구청장이 발행한 무허가건물 확인서·건물철거 확인서 등, 공공사업 이주대책으로 주택을 받을 수 있는 지위나 이주대책대상자 확인서
여기서 상속과 저당은 빠집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통장이나 분양권은 교란 행위가 아닙니다(39강).
또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증서·지위·주택을 공급받거나 공급받게 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법에 「위장전입」이라는 단어가 따로 있지는 않지만, 해당지역 거주나 가점을 꾸미려고 실제로 살지 않는 곳에 주소만 옮기는 일이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적발되면 — 네 가지 효과
① 당첨 무효 · 계약 취소
국토교통부장관이나 사업주체는 증서·지위를 사고판 사람, 부정한 방법으로 공급받은 사람의 신청 지위를 무효로 하거나 이미 맺은 공급계약을 취소해야 합니다. 2021년 9월 10일 이후 위반한 사람부터는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여야 한다」입니다. 그 전 위반에는 「취소할 수 있다」던 종전 규정이 적용됩니다.
② 주택 환수
사업주체가 위반자에게 주택가격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하면 그 날 사업주체가 주택을 취득한 것으로 봅니다. 지급액은 입주금 + 융자금 상환 원금 + 이 둘을 더한 금액에 생산자물가상승률을 곱한 금액에서 감가상각비를 뺀 금액입니다. 매수인이 수령을 거부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아 법원에 공탁하면, 입주한 사람에게 기간을 정해 퇴거를 명할 수 있습니다.
③ 입주자격 제한 — 10년
주택법은 국토교통부장관이 위반자의 입주자격을 10년의 범위에서 제한할 수 있게 하고, 규칙은 그 기간을 위반 행위를 적발한 날부터 10년까지로 정합니다. 적발한 행정기관은 명단을 국토교통부장관과 청약업무 기관에 알리고, 청약홈이 이를 전산관리합니다. 규칙 개정 전에 저지른 위반에는 종전 규정이 적용됩니다.
④ 형사처벌 — 주택법 제101조
제65조 제1항을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다만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3배가 3천만원을 넘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이익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입니다. 통장을 판 사람, 산 사람, 알선한 사람 모두 제1항 위반에 들어갑니다.
사정을 모르고 분양권을 산 사람은
2021년 9월 10일부터(그날 이후 계약을 취소하려는 경우부터)는 교란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주택이나 입주자 지위를 산 매수인이 그 행위와 관련이 없음을 소명하면 계약을 취소해서는 안 됩니다. 소명은 시장·군수·구청장의 확인을 받는 방식이고, 소명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거래계약서, 실거래 신고필증, 대금 지급 내역 같은 서류를 냅니다. 사업주체는 계약을 취소하기 전에 국토교통부장관과 지위를 가진 사람에게 미리 알려야 합니다.
판례로 보는 예 — 위장전입 당첨, 위약금 10%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0다281602 판결의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1. 2018년 1월 한 사람이 아파트 공급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서에는 관련 법규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면 회사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총 공급대금의 10%가 위약금으로 회사에 귀속된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2. 그 뒤 수사에서 이 사람이 당첨되려고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3. 회사는 계약을 해제하고, 받은 돈에서 위약금 10%를 떼고 나머지를 공탁했습니다.
4. 이 분양권을 사 들인 사람이 위약금 조항이 불공정하다며 돌려 달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대법원은 위약금 조항이 유효하다고 보았고, 주택법의 취소·환수 조항이 사업주체가 계약서에 따라 해제하는 권리까지 막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분양권을 산 사람은 위약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은 2021년 소명 제도가 생기기 전의 일이고, 법률상 취소가 아니라 계약서 조항에 따른 해제를 다룬 것입니다. 그래도 분양권을 살 때 처음 당첨자가 어떻게 당첨됐는지가 산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보여 줍니다. 공급계약서의 해제 사유와 위약금 조항을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16강·23강). 판결 내용은 이 홈페이지 판례 칸에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취소된 집은 어디로 가나
불법전매나 공급질서 교란으로 계약이 취소돼 사업주체가 다시 가져온 주택은, 규칙이 정한 경우 추첨으로 다시 공급됩니다. 청약홈에 「불법행위 재공급」으로 올라오는 공고가 이것입니다(12강).
다음 39강에서는 청약한 뒤에 이사·결혼·이혼·사망 같은 사정이 생기면 자격과 분양권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근거 · 주택법 제65조 제1항~제7항(공급질서 교란 금지 · 무효·취소 · 환수 · 자격 제한 · 선의 매수인) · 제101조(벌칙) · 주택법 시행령 제74조(양도 금지 증서 · 환수 금액) · 제74조의2(매수인 소명 절차) ·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56조(입주자자격 제한 10년 · 명단 전산관리) · 제47조의3(계약취소주택 재공급) ·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0다28160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