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조합원이었다가 분양계약을 하지 않아 현금청산 대상이 된 사람에게, 조합이 법이 정한 기한 안에 청산금을 주지 않으면 그다음 날부터 지연이자(지연배상금)를 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입니다. 이미 조합에 넘긴 집을 도로 달라고 할 수는 없다는 점도 함께 밝혔습니다.
왜 문제가 되나
12강에서 본 것처럼, 분양신청을 안 하거나 분양계약을 거부하면 새 아파트 대신 돈(현금청산금)으로 정산받습니다. 그런데 협의가 늦어지고 수용 절차가 길어지면서 몇 년씩 돈을 못 받는 일이 생깁니다. 이 기간의 손해를 누가, 얼마나 떠안느냐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서울 가재울뉴타운3구역 재개발에서 한 조합원이 조합원으로서 자기 집(종전자산)을 조합에 넘겨주었습니다(출자·인도).
- 그 뒤 관리처분인가가 나고 분양계약 체결기간에 계약을 거부해 현금청산 대상자가 되었습니다(정관에 그렇게 하면 현금청산한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 조합은 당시 법이 정한 150일 안에 청산금을 주지 못했습니다. 소유자는 청산금과 함께, 조합이 집을 계속 쓰는 것은 불법점유라며 손해배상도 구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도시정비법 제47조에서 정한 바와 같이, 조합이 현금청산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50일 이내에 지급하여야 하는 현금청산금은 토지 등 소유자의 종전자산 출자에 대한 반대급부이고, 150일은 그 이행기간에 해당한다. … 따라서 토지 등 소유자가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하는 동안에 종전자산을 출자하였다가 그 후에 조합관계에서 탈퇴하여 현금청산대상자가 되었음에도, 재개발조합이 도시정비법 제47조에서 정한 150일의 이행기간 내에 현금청산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면 위 이행기간이 경과한 다음 날부터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재개발조합은 현금청산대상자에게 기존에 출자받은 종전자산을 다시 반환할 필요가 없고, 단지 현금청산대상자에게 협의 또는 수용절차를 거쳐 현금청산금을 지급할 의무만 부담한다. 따라서 재개발조합이 기존에 출자받은 종전자산을 재개발사업을 위하여 계속 점유하더라도 이를 권원 없는 점유라거나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다.
이 지연배상금과 토지보상법의 재결신청 지연가산금은 근거와 요건이 다른 별개의 권리라고 보면서도,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다만 재결신청 지연가산금에는 이미 ‘손해 전보’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같은 기간에 대하여 양자의 청구권을 동시에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면 이중배상의 문제가 발생하므로, 같은 기간에 대하여 양자의 청구권이 동시에 성립하더라도 토지 등 소유자는 어느 하나만을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을 뿐이고, 양자의 청구권을 동시에 행사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조합이 불법점유로 부당이득을 내야 한다고 본 원심 부분을 깨고, 지연배상금 청구는 그 취지를 확인해 다시 판단하라며 돌려보냈습니다(일부 파기환송). 지연배상금 액수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그 법리를 밝힌 판결입니다.
실무에서 뜻하는 것
- 이 판결은 예전 법(150일) 사건입니다. 지금은 도시정비법 제73조가 바뀌어, 조합은 관리처분인가 고시 다음 날부터 90일 안에 협의하고, 안 되면 그다음 60일 안에 수용재결을 신청해야 합니다. 60일을 넘기면 늦어진 기간에 따라 5%·10%·15%의 지연 이자를 줍니다(12강).
- 일반적으로 기한을 넘긴 만큼 이자를 받을 길이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다만 지금 법의 이자(재결 신청이 늦어진 데 대한 이자)와 이 판결의 지연배상금은 근거가 달라, 지금 법에서 어떤 이자를 얼마나 받는지는 구역 사정과 정관에 따라 확인이 필요합니다. 청산이 늦어지는 구역의 현금청산 대상자라면, 언제부터 늦어졌는지 날짜를 챙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집에 근저당·가압류가 남아 있으면, 그것을 풀 때까지는 조합이 청산금 지급을 미룰 수 있어 이자가 붙지 않을 수 있습니다(청산금과 근저당 판례 참고).
- 반대로 이미 조합에 집을 넘긴 조합원은 나중에 현금청산을 택해도 집을 돌려받을 수는 없고 돈으로만 정산받습니다. 분양계약을 안 하기로 마음먹기 전에 이 점을 알아야 합니다(6강·12강).
- 여러 지연 보상을 같은 기간에 겹쳐 받을 수는 없다는 점도 알아 두면, 기대 금액을 부풀려 계산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