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정비구역 안에 법 절차 없이 사람들이 다니면서 길이 된 땅(사실상 도로)이 있습니다. 2017년 전부 개정된 도시정비법이 시행되기 전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조합은, 이 땅을 국가·지자체로부터 공짜로 넘겨받을 수 없다는 판결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이 원고, 서울특별시와 다른 한 곳이 피고입니다.
- 조합은 2017년 전부 개정된 도시정비법이 시행되기 전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습니다.
- 정비구역 안에 도로로 쓰이고 있는 땅이 있었고, 조합은 피고들과 매매계약을 맺어 땅값을 냈습니다.
- 그 뒤 조합은 「이 땅은 2015년 개정된 도시정비법에 따라 공짜로 넘겨받아야 하는 땅이었다. 그러니 매매계약은 법을 어겨 무효이고, 낸 돈을 돌려 달라」며 부당이득반환(근거 없이 받은 돈을 돌려 달라는 것) 소송을 냈습니다.
- 2심(서울고등법원)은 조합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왜 문제가 되나
정비사업을 하면 원래 있던 도로 같은 정비기반시설(도로·공원처럼 동네에 필요한 공공시설)이 없어지고 새것이 생깁니다. 법은 조합이 새 시설을 만들어 주는 대신, 없어지는 국가·지자체 땅을 새 시설 설치비 범위 안에서 공짜로 넘겨주도록(무상양도) 정해 두었습니다.
문제는 사실상 도로도 공짜로 넘겨주는 땅에 들어가느냐입니다. 법이 세 번 바뀌어 헷갈렸습니다.
- 2015. 9. 1. 개정 전 옛 법 —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사실상 도로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2015년 개정법 — 「시장·군수 등이 직접 사업을 하는 경우」의 조항에만 사실상 도로를 넣는 문장이 더해졌습니다. 조합 같은 민간 사업시행자에 관한 조항은 그대로였습니다.
- 2017년 전부 개정법 — 민간 사업시행자에게도 사실상 도로가 일정한 조건 아래 넘어가도록 했습니다. 다만 부칙에서 이 법 시행 뒤 처음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정했습니다.
이 조합처럼 2017년 개정법 시행 전에 인가를 받은 민간 조합에도 2015년 개정법으로 사실상 도로가 넘어가는지가 물음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시장ㆍ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2017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경우에는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부지’가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는 정비기반시설’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법률의 문언 자체가 비교적 명확한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원칙적으로 더 이상 다른 해석방법은 활용할 필요가 없거나 제한될 수밖에 없고
대법원은 법 문장 그대로 읽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 2015년 개정법에 더해진 문장은 「이 경우」로 시작하는데, 이것은 시장·군수 등이 사업을 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 분명합니다. 민간 사업시행자에게까지 넓혀 읽을 수 없습니다.
- 처음 국회에 낸 법안에는 사실상 도로를 넣는 내용이 있었지만, 입법자의 뜻은 최종으로 통과된 법 문장으로 보아야 합니다.
- 2015년 개정은 옛 법이 헌법에 어긋나서 고친 것이 아니라 더 공평하게 고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도로를 공짜로 줄지는 국회가 정할 정책의 문제입니다.
- 2017년 개정법이 민간 사업시행자에게 사실상 도로를 넘겨주면서 시행 뒤 신청분부터라고 따로 정한 것을 보면, 2015년에 이미 그렇게 하려던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조합의 땅은 공짜로 넘겨받는 땅이 아니고, 매매계약이 무효라고 본 2심은 잘못이라고 했습니다.
결론은 파기환송입니다. 2심 가운데 피고들이 진 부분을 깨고 다시 재판하라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 판결은 2025년 10월 16일에 이미 났습니다. 대법원은 「조합 같은 민간 사업시행자가 2017년 개정법 시행 전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다면 사실상 도로는 공짜로 넘겨받는 땅이 아니다」라는 기준을 정했습니다. 2심 가운데 피고들(서울특별시 등)이 진 부분만 서울고등법원이 이 기준에 따라 다시 판단합니다. 그 환송 뒤 서울고등법원 결과는 2026년 10월 현재 공개된 판결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 기준은 이 대법원 판결로 정해졌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비유) 동네 아이들이 오래 지나다녀 길이 된 공터가 있습니다. 학교가 새 건물을 지으며 이 공터를 써야 합니다. 새 규칙은 「이런 공터는 학교에 공짜로 준다. 단, 새 규칙이 생긴 뒤 신청한 공사부터」라고 정했습니다. 새 규칙 전에 신청한 공사라면 옛 규칙대로 돈을 내고 사야 합니다.
실무에서 뜻하는 것
- 핵심은 「언제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느냐」입니다. 조합 같은 민간 사업시행자가 2017년 전부 개정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 시행 전에 신청했다면, 구역 안 사실상 도로는 공짜로 넘겨받는 땅이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 조합원 입장 — 사실상 도로를 돈 주고 사야 하면 그만큼 사업비가 늘고, 일반적으로 비례율과 분담금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14강). 울산 구역마다 인가 신청 시점이 다르므로, 우리 구역이 어느 쪽인지는 그 구역 사업시행인가 서류로 확인 필요입니다.
- 2017년 개정법 뒤에 신청한 구역은 사실상 도로도 넘겨받을 수 있지만, 판결이 말한 대로 「일정한 조건 아래」입니다. 그 조건은 현행 도시정비법 제97조 제3항으로 확인 필요입니다.
- 이 판결은 파기환송이라 이 사건의 최종 결론은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나옵니다.
- 국공유지와 정비기반시설 이야기는 23강·29강에 있습니다.
- 매수인·세입자에게는 직접 관계가 적은 판결입니다.
판결문 요지 (원문)
### 판시사항
[1] 법률 해석의 방법과 한계
[2] 甲 재건축조합이 2017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 이전에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고 정비구역 내 도로로 이용되고 있는 토지에 관하여 乙 지방자치단체 등과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는데, 甲 조합이 乙 지방자치단체 등을 상대로 위 토지가 2015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65조 제2항 및 제1항 제4호에 따라 민간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는 정비기반시설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매매계약이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시장ㆍ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2017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경우에는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부지’가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는 정비기반시설’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나아가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제ㆍ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ㆍ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앞서 본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한편 법률의 문언 자체가 비교적 명확한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원칙적으로 더 이상 다른 해석방법은 활용할 필요가 없거나 제한될 수밖에 없고, 어떠한 법률의 규정에서 사용된 용어에 관하여 그 법률 및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을 중시하여 문언의 통상적 의미와 다르게 해석하려 하더라도 당해 법률 내의 다른 규정들 및 다른 법률과의 체계적 관련성 내지 전체 법체계와의 조화를 무시할 수 없으므로, 거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2] 甲 재건축조합이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2017년 개정법률’이라 한다) 시행 이전에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고 정비구역 내 도로로 이용되고 있는 토지에 관하여 乙 지방자치단체 등과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는데, 甲 조합이 乙 지방자치단체 등을 상대로 위 토지가 2015. 9. 1. 법률 제13508호로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2015년 개정법률’이라 한다) 제65조 제2항 및 제1항 제4호에 따라 민간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는 정비기반시설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매매계약이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2015. 9. 1. 법률 제135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65조 제2항의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는 정비기반시설’에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부지’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헌법재판소도 위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점, 2015년 개정법률은 정비사업 시행자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재산적 권리관계를 보다 형평에 맞게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 구법의 위헌성을 인정하고 이를 제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사실상 도로를 무상양도의 대상으로 삼을지 여부는 입법정책과 입법재량의 문제인 점, 2015년 개정법률의 개정 과정에서 무상으로 귀속 내지 양도되는 정비기반시설에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부지’를 포함하는 법률안이 발의되었으나, 입법자의 의도는 최초 발의안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입법된 법률, 특히 개정법률에 표현된 문언을 기준으로 파악해야 하는 점, 2015년 개정법률 제65조 제1항 후문의 "이 경우"는 "시장 등이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새로이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하거나 기존의 정비기반시설에 대체되는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분명하므로, ‘시장 등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까지 확대하여 적용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운 점, 2017년 개정법률은 제97조 제3항에서 시장 등이 아닌 사업시행자에게도 용도폐지된 ‘사실상 도로’가 일정한 조건 아래 무상양도된다고 정하면서, 부칙에서 위 조항은 개정법률 시행 이후 최초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입법자가 2015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당시 이미 시장 등이 아닌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양도되는 용도폐지 정비기반시설에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부지’를 포함하려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에 비추어, 시장ㆍ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2017년 개정법률이 시행되기 이전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경우에는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부지’가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는 정비기반시설’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 결론(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판단은 그 사건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사정이 다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