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정비사업에서 「체비지」(사업비를 마련하려고 일반인에게 팔도록 정해 둔 땅·건물)는 취득세를 면제받습니다. 그런데 서류에만 체비지라고 적어 두고 실제로는 팔지 않고 임대만 했다면 체비지가 아니어서 취득세를 내야 한다는 판결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서울 종로구의 한 도시환경정비사업(상가·업무 건물을 다시 짓는 정비사업) 이야기입니다. 이 사업을 하려고 2010. 11. 25. 세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가 원고입니다. 이 회사는 땅 주인 중 한 명이면서 동시에 사업시행자였습니다.
- 2012. 10. 30. 관리처분계획(누가 새 건물의 어느 부분을 갖는지 정한 계획) 인가를 받았습니다. 지하 8층·지상 24층, 연면적 106,213.63㎡의 업무·판매 건물 가운데 45,266.12㎡는 환지(원래 땅 주인 몫)로, 60,895.74㎡는 체비지로, 51.77㎡는 보류지(나중을 위해 남겨 두는 몫)로 정했습니다. 2014. 10. 29. 면적을 조금 바꿔 변경인가를 받았습니다.
- 회사는 2014. 12. 18. 취득세를 신고하면서 체비지 부분(59,033.46㎡로 정정)은 취득세 면제라고 신고했습니다.
- 그런데 구청(종로구청장)이 살펴보니, 회사는 이 체비지 부분을 일반에 분양하지 않고 임대하는 방식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구청은 「사실상 원래 주인 몫(환지)」이라고 보고, 2019. 10. 10. 가산세를 포함해 취득세 등 115억 8,304만 8,740원을 다시 매겼습니다.
- 회사가 이의신청을 하자 서울시장은 그중 과소신고가산세 12억 1,461만 2,120원만 취소했습니다. 회사는 소송을 냈지만 2심(서울고등법원)에서 졌습니다.
왜 문제가 되나
옛 지방세특례제한법 제74조 제1항은 정비사업에서 사업시행자가 취득하는 체비지나 보류지에는 취득세를 면제한다고 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법에는 「체비지가 무엇인지」 따로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관리처분계획에 「체비지」라고 적혀만 있으면 면제인지, 아니면 실제로 일반에 팔려고 내놓은 것이어야 면제인지가 물음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특히 감면요건 규정 가운데에 명백히 특혜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조세공평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세금을 깎아 주는 규정은 글자 그대로, 좁게 읽어야 한다는 원칙부터 밝혔습니다.
구 도시정비법상 ‘체비지’는 토지 등 소유자에게 분양하고 남은 잔여분 중 관리처분계획상 인가를 받은 보류지를 제외한 나머지 일반분양분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구 도시정비법 제48조 제3항이 정한 바에 따라 필요경비 충당 등을 위해 조합원 외의 자를 대상으로 분양절차를 거쳐 사업시행자에 의해 매각처분이 이루어질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 토지나 건축물은 체비지라고 할 수 없다.
정리하면 체비지는 조합원(땅 주인)에게 나눠 주고 남은 것 가운데, 보류지를 빼고 일반인에게 파는 몫입니다. 일반분양 절차를 거쳐 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체비지가 아닙니다. 취득세 면제에서 말하는 체비지도 같은 뜻으로 읽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회사는 그 부분을 임대만 했고 일반분양을 시도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관리처분계획에 체비지로 적혀 있었어도 결국 회사가 가진 것으로 보아 체비지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결론은 상고기각입니다. 원래 판결(구청이 매긴 세금이 맞다)이 맞다는 뜻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비유) 학교 바자회에서 팔려고 따로 빼 둔 물건에는 자릿세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바자회 물건」이라고 이름표만 붙여 두고, 팔지 않고 친구들에게 빌려주며 대여료를 받았습니다. 이름표가 붙어 있어도 실제로 팔 물건이 아니었으니 자릿세를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뜻하는 것
- 누구에게 중요한가 — 취득세를 내는 쪽은 사업시행자(조합이나 시행 회사)입니다. 조합원 개인이 내는 세금 이야기는 아닙니다.
- 조합원 입장 — 일반적으로 조합이 내는 세금과 가산세는 사업비가 되고, 사업비가 늘면 비례율과 분담금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14강). 일반분양 몫으로 정해 둔 것을 팔지 않고 오래 갖고 있는 경우에는 세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 판단 기준은 「이름」이 아니라 「실제로 일반분양을 하느냐」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체비지라고 적힌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 이 사건은 상가·업무 건물을 짓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이고, 땅 주인이 회사 하나뿐인 특수한 사업이었습니다. 울산의 아파트 재개발과는 사정이 다를 수 있습니다.
- 적용된 법은 2014. 12. 31. 개정 전 지방세특례제한법과 2015. 9. 1. 개정 전 도시정비법입니다. 지금 법에서 체비지·보류지 취득세가 어떻게 되는지는 확인 필요입니다.
- 입주권을 사는 매수인이나 세입자에게는 직접 관계가 적은 판결입니다.
판결문 요지 (원문)
### 판시사항
[1] 조세법규의 해석 기준 및 특히 감면요건 규정 가운데 명백한 특혜규정의 해석 방법 / 해당 법령 자체에 그 법령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나 포섭의 구체적인 범위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 그 용어를 해석하는 방법
[2]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74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취득세 면제 대상 ‘체비지’는 위 규정에서 인용하고 있는 도시개발법이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체비지’와 기본적으로 동일하게 해석하는지 여부(적극) / 도시개발법 제34조에서 규율하고 있는 ‘체비지’의 의미 및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74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체비지에 건축시설도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체비지’의 의미(=토지 등 소유자에게 분양하고 남은 잔여분 중 관리처분계획상 인가를 받은 보류지를 제외한 나머지 일반분양분) 및 이는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74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체비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3] 도시환경정비사업의 토지 등 소유자 중 1인이자 사업시행자로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인 甲 주식회사가 건축물 중 일부를 체비지로 공급받는 내용으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취득 후 취득세가 면제되는 것으로 신고하였는데,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이 체비지로 취득세 신고가 마쳐진 부동산을 甲 회사가 실제로는 일반에 분양하지 않고 임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용ㆍ수익하고 있어 사실상 환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甲 회사에 취득세 등을 경정ㆍ고지한 사안에서, 위 부동산은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74조 제1항 본문의 ‘체비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 판결요지
[1]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요건이거나 비과세요건 또는 조세감면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특히 감면요건 규정 가운데에 명백히 특혜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조세공평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해당 법령 자체에 그 법령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나 포섭의 구체적인 범위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 그 용어는 해당 법령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ㆍ목적, 해당 조항의 규정 형식과 내용 및 관련 법령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할 수밖에 없다.
[2] 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4. 12. 31. 법률 제129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4조 제1항 본문은 ‘도시개발법에 따른 도시개발사업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해당 사업의 대상이 되는 부동산의 소유자가 환지계획 및 토지상환채권에 따라 취득하는 토지,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취득하는 토지 및 건축물과 사업시행자가 취득하는 체비지 또는 보류지에 대하여는 취득세를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취득세 면제의 대상이 되는 ‘체비지’의 의미에 대해서는 위 조항을 포함한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자체에서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 아니하다. 다만 앞서 본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74조 제1항 본문 규정이 해당 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세제상 뒷받침하기 위한 취지라는 점과 더불어, 법적 안정성 및 조세법률주의가 요구하는 엄격해석의 원칙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므로, 여기서의 ‘체비지’는 위 규정에서 인용하고 있는 도시개발법이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체비지’가 갖는 의미와 기본적으로 동일하게 해석함이 타당하다.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5. 9. 1. 법률 제135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6조 제4항은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정비구역 안에서 제48조의 규정에 의하여 인가받은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건축물을 건설하여 공급하는 방법 또는 제43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환지로 공급하는 방법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8조 제3항 전문은 ‘사업시행자는 제46조의 규정에 의하여 분양신청을 받은 후 잔여분이 있는 경우에는 정관등 또는 사업시행계획이 정하는 목적을 위하여 보류지(건축물을 포함한다)로 정하거나 조합원 외의 자에게 분양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나아가 구 도시정비법 제55조 제2항 후단은 ‘제48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보류지와 일반에게 분양하는 대지 또는 건축물은 도시개발법 제34조의 규정에 의한 보류지 또는 체비지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시개발법 제34조에서 규율하고 있는 체비지는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도시개발사업에 필요한 경비에 충당하거나 규약ㆍ정관ㆍ시행규정 또는 실시계획으로 정하는 목적을 위하여 일정한 토지를 환지로 정하지 아니하고 시행자의 소유로 귀속시켜 매각처분할 수 있게 한 토지를 의미한다. 그리고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74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취득세 면제 대상 체비지에는 앞서 본 취득세 면제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토지뿐 아니라 건축시설도 포함된다.
이러한 규정들 및 법리를 종합해 보면, 구 도시정비법상 ‘체비지’는 토지 등 소유자에게 분양하고 남은 잔여분 중 관리처분계획상 인가를 받은 보류지를 제외한 나머지 일반분양분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구 도시정비법 제48조 제3항이 정한 바에 따라 필요경비 충당 등을 위해 조합원 외의 자를 대상으로 분양절차를 거쳐 사업시행자에 의해 매각처분이 이루어질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 토지나 건축물은 체비지라고 할 수 없다. 이는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74조 제1항 본문에서 취득세 면제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체비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3] 도시환경정비사업의 토지 등 소유자 중 1인이자 사업시행자로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인 甲 주식회사가 건축물 중 일부를 체비지로 공급받는 내용으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취득 후 취득세가 면제되는 것으로 신고하였는데,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이 체비지로 취득세 신고가 마쳐진 부동산을 甲 회사가 실제로는 일반에 분양하지 않고 임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용ㆍ수익하고 있어 사실상 환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甲 회사에 취득세 등을 경정ㆍ고지한 사안에서, 위 부동산이 관리처분계획상 체비지로 지정되었을지라도 일반분양 절차를 거친 바 없이 甲 회사에 종국적으로 귀속되었다고 평가되는 이상, 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4. 12. 31. 법률 제129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4조 제1항 본문의 ‘체비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 결론(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판단은 그 사건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사정이 다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