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겉으로는 전입신고하고 들어가 살았어도, 그 임대차의 주된 목적이 집에 사는 것이 아니라 대항력 있는 임차인 자리를 이용해 돈을 먼저 돌려받는 것이라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대항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2007. 11. 28. 한 임차인이 이 사건 주택을 빌려 주민등록을 마치고 살았고, 2012. 2. 24. 보증금 1억 5,000만 원으로 다시 계약하고 확정일자를 받았습니다.
- 2012. 7. 27. 다른 사람(갑)이 이 주택에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했습니다.
- 2017. 3. 3. 원고가 강제경매로 이 주택을 사서 주인이 되었습니다. 기존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 원고는 임대인 자리를 이어받았고, 갑의 가등기도 떠안았습니다.
- 2018. 3. 31. 원고(집주인)가 기존 임차인과 임차권 양도양수계약을 맺어 1억 5,000만 원을 주고, 2018. 4. 2. 이 주택에 전입신고를 하고 이사했습니다.
- 2020. 1. 14. 갑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하면서 원고의 소유권등기는 지워졌고, 같은 날 갑은 피고에게 이 주택을 팔았습니다.
- 원고는 「나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라며 새 주인(피고)에게 1억 5,000만 원을 돌려 달라고 했고, 2심은 원고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왜 문제가 되나
원고는 주인이었다가, 가등기 때문에 소유권을 잃을 것에 대비해 스스로 임차인 자리를 사 둔 셈입니다. 이렇게 형식만 갖춘 임대차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강한 보호(대항력)를 줘야 하는지가 문제였습니다.
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임대차계약의 주된 목적이 주택을 사용, 수익하려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 보호받아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채권을 회수하려는 것인 경우에는 그러한 임차인에게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하고 있는 대항력을 부여할 수 없다
쉽게 풀면 이렇습니다.
-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의 주거를 보호하려는 특별한 법입니다.
- 그래서 집에 살려는 것보다 돈을 먼저 회수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면 대항력을 주지 않습니다.
- 또 원고가 전입한 때에는 이미 집주인이었으므로, 그 주민등록은 남들 눈에 「주인이 산다」로 보일 뿐 「임차인이 산다」는 표시가 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과: 파기환송 — 2심 판결을 깨고 의정부지방법원에 다시 재판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 판결은 2025년 8월 14일에 이미 났습니다. 대법원은 「살려는 것이 아니라 채권 회수가 주된 목적인 임대차에는 대항력을 줄 수 없다」는 기준을 다시 확인했고, 그에 따라 원고가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지는 의정부지방법원이 다시 판단합니다. 그 환송 뒤 결과는 이번에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 기준은 이 대법원 판결로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비유입니다) 노약자석은 몸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자리입니다. 짐을 맡아 두려고 그 자리에 잠깐 앉았다고 노약자석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보호하는 것은 집에 사는 사람입니다.
실무에서 뜻하는 것
- 돈을 빌려준 사람이 채무자 집에 전입하는 경우: 이른바 「채권 회수용 전입」은 대항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담보가 필요하면 저당권처럼 등기되는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일반적으로).
- 경매 참가자·매수인: 임차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실제로는 채권자이거나 전 소유자라면 대항력이 없을 수 있습니다. 다만 판단은 사건마다 사정을 봅니다.
- 대항력은 「주민등록이 임차권 때문에 사는 것으로 보이는가」를 기준으로 본다는 원칙(주택 공부방 8강)의 한 예입니다.
판결문 요지 (원문)
### 판시사항
[1] 임대차계약의 주된 목적이 주택을 사용·수익하려는 것이 아니고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 보호받아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채권을 회수하려는 것인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이 있는지 여부(소극)
[2]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주민등록’이 대항력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공시방법이 되기 위한 요건
[3] 甲이 주택을 임차하여 주민등록을 마친 후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았고, 乙은 위 주택에 관하여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쳤으며, 그 후 위 주택에 대한 강제경매절차에서 소유권을 취득한 丙이 甲과 임차권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한 후 전입신고를 마치고 위 주택으로 이사하였고, 乙은 위 주택에 관하여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마친 다음 丁에게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는데, 丙이 丁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丙이 임차권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한 주된 목적이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 보호받아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는 사람으로부터 甲에게 지급하였던 임대차보증금 상당액을 회수하려는 것으로 보이고, 주택의 소유자였던 丙의 주민등록에 의하여 표상되는 점유관계가 임차권을 매개로 하는 점유임을 제3자가 인식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보기도 어려운데도, 丙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대항력을 취득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이 판결의 「판결요지」 칸이 따로 실려 있지 않습니다. 아래는 판결 이유 「2. 대법원의 판단 가.」 원문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법’이라 한다)의 입법 목적은 주거용건물에 관하여 민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보장하려는 것이고(제1조), 법 제3조 제1항에서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익일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기고, 여기에 더하여 법 제3조의2 제2항에서 제3조 제1항의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에게 경매나 공매 시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하려는 사회보장적 고려에서 나온 것으로서 민법의 일반규정에 대한 예외규정이다. 이러한 입법 목적과 제도의 취지 등을 고려할 때, 채권자가 채무자 소유의 주택에 관하여 채무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그곳에 거주하여 형식적으로 주택임대차로서의 대항력을 취득한 외관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임대차계약의 주된 목적이 주택을 사용, 수익하려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 보호받아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채권을 회수하려는 것인 경우에는 그러한 임차인에게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하고 있는 대항력을 부여할 수 없다(대법원 2001. 5. 8. 선고 2001다14733 판결,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21445 판결 등 참조).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주택의 인도와 더불어 대항력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은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임차권의 존재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으로 마련된 것으로서, 주민등록이 어떤 임대차를 공시하는 효력이 있는지 여부는 그 주민등록으로 제3자가 임차권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주민등록이 대항력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공시방법이 되려면 단순히 형식적으로 주민등록이 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주민등록에 의하여 표상되는 점유관계가 임차권을 매개로 하는 점유임을 제3자가 인식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32939 판결,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59306 판결 등 참조).
### 결론(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판단은 그 사건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사정이 다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