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임차인이 큰돈 들이지 않고 쉽게 고칠 수 있는 작은 고장은 집주인이 고쳐 줄 의무가 없지만, 고치지 않으면 집을 제대로 쓸 수 없는 고장은 집주인이 고쳐야 합니다. 「수리는 임차인이 한다」는 특약이 있어도, 범위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임차인이 맡는 것은 작은 수선뿐이고 보일러·배관 교체 같은 큰 수선은 여전히 집주인 몫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1991. 1. 15. 임차인(이 사건 원고)이 여관 건물을 빌렸습니다. 빌릴 때부터 배관과 보일러가 상당히 낡아 있었지만 임차인은 그 사정을 몰랐습니다.
- 계약 때 「여관 수리는 임차인이 부담하고, 보일러 고장 수리는 목욕탕을 가동할 때는 임차인이 반, 가동하지 않을 때는 전액을 부담한다」는 특약을 맺었습니다.
- 같은 해 8월경부터 배관이 터져 여관이 물바다가 되고, 보일러가 제대로 돌지 않아 온수와 난방이 끊겼습니다. 10월경부터는 방의 절반 이상을 쓸 수 없었고, 11월경에는 여관 전체를 운영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 임차인은 수리에 큰돈이 든다는 것을 확인하고 집주인(이 사건 피고)에게 여러 차례 고쳐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 집주인은 「특약으로 수리는 임차인이 하기로 했다」, 「임차인이 질 낮은 기름을 넣고 관리를 잘못해서 고장 났다」고 주장했지만, 2심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왜 문제가 되나
민법 제623조는 집주인이 계약 기간 동안 집을 쓸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해 줄 의무를 진다고 정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두 가지였습니다.
- 어디까지가 집주인이 고쳐야 하는 고장인가
- 「수리는 임차인이 한다」는 특약이 있으면 보일러·배관 교체 같은 큰 공사까지 임차인이 해야 하는가
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목적물에 파손 또는 장해가 생긴 경우 그것이 임차인이 별 비용을 들이지 아니하고도 손쉽게 고칠 수 있을 정도의 사소한 것이어서 임차인의 사용·수익을 방해할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하지 않지만, 그것을 수선하지 아니하면 임차인이 계약에 의하여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로 될 정도의 것이라면 임대인은 그 수선의무를 부담한다.
그러한 특약에서 수선의무의 범위를 명시하고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특약에 의하여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면하거나 임차인이 그 수선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통상 생길 수 있는 파손의 수선 등 소규모의 수선에 한한다
대파손의 수리, 건물의 주요 구성부분에 대한 대수선, 기본적 설비부분의 교체 등과 같은 대규모의 수선은 이에 포함되지 아니하고 여전히 임대인이 그 수선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쉽게 풀면 이렇습니다.
- 기준은 「고치지 않으면 집을 쓸 수 없느냐」입니다. 쉽게 고칠 수 있는 사소한 것은 임차인이, 쓰지 못하게 만드는 고장은 집주인이 고칩니다.
- 「수리는 임차인 부담」 같은 특약은 유효합니다. 다만 어디까지인지 적어 두지 않았다면 임차인이 맡는 것은 평소에 생길 만한 작은 수선까지로 좁게 읽습니다.
- 이 사건의 배관·보일러는 건물의 기본 설비이고, 전면 교체가 필요할 만큼 망가졌으며 비용도 컸습니다. 그래서 특약이 있어도 집주인이 고쳐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결과: 상고기각 — 원래 판결(2심)이 맞다고 보았습니다. 배관·보일러 수리는 집주인 몫이라는 결론이 확정되었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비유입니다) 차를 빌렸을 때 와이퍼 고무나 전구는 빌린 사람이 갈아 끼울 수 있지만, 엔진이 고장 나 차가 서 버리면 빌려준 사람이 고쳐야 합니다. 「정비는 빌린 사람이 한다」고 적어 두었더라도, 엔진 교체까지 맡긴다고 분명히 쓰지 않았다면 소모품 정도로 읽는 것과 같습니다.
실무에서 뜻하는 것
- 임차인: 전구·수전 패킹처럼 쉽게 고칠 수 있는 것은 직접 고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보일러가 멈추거나 배관이 새서 생활이 어려운 고장은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주택 공부방 15강).
- 집주인: 「수리는 임차인이 한다」는 한 줄로 큰 수선까지 넘길 수는 없습니다. 임차인에게 맡기려면 무엇을 어디까지 맡기는지 특약에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주택 공부방 5강 특약).
- 사건 건물은 여관이었지만, 기준이 된 민법 제623조는 주택 임대차에도 같이 적용됩니다.
판결문 요지 (원문)
### 판시사항
가.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임대 목적물의 파손·장해의 정도
나. 임대인의 수선의무면제특약시 면제되는 수선의무의 범위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 수선의무범위의 해석
### 판결요지
가.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대인은 목적물을 계약 존속 중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므로, 목적물에 파손 또는 장해가 생긴 경우 그것이 임차인이 별 비용을 들이지 아니하고도 손쉽게 고칠 수 있을 정도의 사소한 것이어서 임차인의 사용·수익을 방해할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하지 않지만, 그것을 수선하지 아니하면 임차인이 계약에 의하여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로 될 정도의 것이라면 임대인은 그 수선의무를 부담한다.
나.‘가'항의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특약에 의하여 이를 면제하거나 임차인의 부담으로 돌릴 수 있으나, 그러한 특약에서 수선의무의 범위를 명시하고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특약에 의하여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면하거나 임차인이 그 수선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통상 생길 수 있는 파손의 수선 등 소규모의 수선에 한한다 할 것이고, 대파손의 수리, 건물의 주요 구성부분에 대한 대수선, 기본적 설비부분의 교체 등과 같은 대규모의 수선은 이에 포함되지 아니하고 여전히 임대인이 그 수선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 결론(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반소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판단은 그 사건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사정이 다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