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LH 같은 공공기관이 집을 빌려 입주자를 살게 하는 전세임대에서, 그 입주자가 나중에 그 집을 사서 주인이 되면 공공기관이 가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소유권을 얻은 때 사라집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2012. 1. 12.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 사건 피고)가 집주인과 이 사건 집을 빌리는 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 같은 날 LH가 고른 입주자가 LH와 전대차계약을 맺고, 그 무렵 집을 넘겨받아 주민등록을 마치고 확정일자도 받았습니다.
- 2017. 11. 22. 집주인이 이 집을 입주자에게 팔았고, 2017. 12. 8. 입주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었습니다.
- 같은 날(2017. 12. 8.) 은행이 이 집에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나중에 한국주택금융공사(이 사건 원고)가 그 근저당권을 넘겨받았습니다.
- LH는 보증금을 돌려받으려고 입주자를 상대로 판결을 받아 경매를 신청했습니다. 법원은 매각대금 중 47,500,000원을 LH에 2순위로 배당했습니다.
- 근저당권자는 「LH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었다」며 배당에 이의를 했습니다. 2심(부산지방법원)은 근저당권자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왜 문제가 되나
주택임대차보호법은 LH 같은 법인이 저소득층에게 전세임대를 할 때, 입주자가 집을 넘겨받고 주민등록을 마치면 법인에게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줍니다(제3조 제2항). 그런데 그 입주자의 주민등록은 그대로인데, 입주자가 집주인이 되어 버리면 그 주민등록이 여전히 「여기 임차인이 있다」는 표시가 될 수 있는지가 문제였습니다.
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입주자가 해당 주택을 양수함으로써 주택의 소유자가 된 경우, 입주자의 주민등록은 주택에 관하여 입주자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이후에는 주택임대차의 대항력 인정요건이 되는 유효한 공시방법이 될 수 없고, 대항력은 소유권 취득 시에 소멸한다.
쉽게 풀면 이렇습니다.
- 주민등록은 남들이 「이 집에 세 든 사람이 있구나」 하고 알아볼 수 있게 하는 표시(공시)입니다.
- 대항요건(입주 + 주민등록)은 처음에만 갖추면 끝이 아니라 계속 유지되어야 합니다.
- 입주자가 집주인이 되면, 그 사람의 주민등록을 보고 남들은 「주인이 산다」고 생각하지 「세입자가 산다」고 알 수 없습니다.
- 그래서 그때부터는 LH의 대항력·우선변제권이 없습니다. 이로 인해 공공기관 재원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법을 고쳐서 해결할 문제라고 했습니다.
결과: 상고기각 — 「LH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었다」는 2심 판단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비유입니다) 주차장에 「이 자리는 ○○회사 직원용」이라고 이름표를 붙여 두었는데, 그 직원이 주차장을 통째로 사 버렸다고 해 봅시다. 이제 남들 눈에는 「주인 차가 서 있다」로만 보입니다. 이름표의 뜻이 사라진 것입니다.
실무에서 뜻하는 것
- 전세임대(LH 등)로 사는 분이 그 집을 살 때: 소유권을 얻는 순간 공공기관의 대항력·우선변제권이 사라집니다. 보증금 정산을 어떻게 할지 기관과 먼저 정리해야 할 문제입니다(일반적으로).
- 근저당을 잡는 금융기관·경매 참가자: 입주자가 소유자가 된 뒤에 설정된 근저당은 그 전세임대 법인보다 뒤로 밀리지 않습니다(이 사건 결론).
- 대항요건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주택 공부방 8강)이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판결문 요지 (원문)
### 판시사항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입주자가 전세임대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침으로써 법인인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었는데 이후 입주자가 해당 주택을 양수함으로써 주택의 소유자가 된 경우, 임차인의 대항력이 입주자의 소유권 취득 시에 소멸하는지 여부(적극)
### 판결요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은 주택도시기금을 재원으로 하여 저소득층 무주택자에게 주거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전세임대주택을 지원하는 법인이 주택을 임차한 후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그 법인이 선정한 입주자가 그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쳤을 때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따른 대항력 및 같은 법 제3조의2 제2항에 따른 우선변제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입주자가 전세임대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침으로써 법인인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었더라도 이후 입주자가 해당 주택을 양수함으로써 주택의 소유자가 된 경우, 입주자의 주민등록은 주택에 관하여 입주자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이후에는 주택임대차의 대항력 인정요건이 되는 유효한 공시방법이 될 수 없고, 대항력은 소유권 취득 시에 소멸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주택의 인도와 더불어 대항력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은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임차권의 존재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으로 마련된 것으로서, 주민등록이 어떤 임대차를 공시하는 효력이 있는가의 여부는 그 주민등록으로 제3자가 임차권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주민등록이 대항력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공시방법이 되려면 단순히 형식적으로 주민등록이 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주민등록에 의하여 표상되는 점유관계가 임차권을 매개로 하는 점유임을 제3자가 인식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 또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제3조 제1항에서 주택 임차인에게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요건으로 명시하여 등기된 물권에 버금가는 강력한 대항력을 부여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달리 공시방법이 없는 주택 임대차에서 주택의 인도 및 주민등록이라는 대항요건은 대항력 취득 시에만 갖추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대항력을 유지하기 위하여서도 계속 존속하고 있어야 한다.
② 법인인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대항력을 갖추었더라도 이후 입주자가 해당 주택을 양수함으로써 주택의 소유자가 되었다면, 주택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맺으려는 제3자로서는 입주자의 주민등록에 의하여 표상되는 점유관계가 소유권이 아닌 임차권을 매개로 하는 점유인지를 인식하기 어렵다. 따라서 그 입주자의 주민등록은 더 이상 거래안전을 위한 공시방법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으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대항력의 요건이 될 수 없다.
③ 입주자가 전세임대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하는지와 같은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같은 법인인 임차인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하게 됨으로써 임대차보증금 회수가 어렵게 되고, 그로 인하여 저소득층 무주택자의 주거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공익적 사업을 수행하는 법인의 재원인 주택도시기금의 부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입법적으로 해결할 문제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2007. 8. 3. 법률 제8583호로 개정되면서 제3조 제2항이 신설되었는데, 그 개정이유는 전세주택의 임대차계약 시 법인은 제3자에 대한 대항력 및 최우선 변제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여 전세보증금의 보존 및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므로 법인이 국민주택기금을 재원으로 하여 저소득층의 무주택자에게 주거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전세임대주택을 지원하는 경우에 법인에 대항력 및 우선변제권을 부여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의 입법 취지를 근거로 같은 법 제3조 제1항에서 대항력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에 입주자가 해당 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 그 입주자의 주민등록까지 포함된다고 새기는 것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의 해석론을 벗어나는 것이다.
### 결론(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판단은 그 사건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사정이 다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