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사는 집이 팔리거나 경매로 넘어가면,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는 새 주인에게 넘어가고 옛 주인은 빠집니다. 임차인이 이것을 원하지 않으면 넘어간 사실을 안 때부터 상당한 기간 안에 이의를 해야 하고, 그 뜻은 앞뒤가 맞아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2015. 2. 24. 임차인(이 사건 원고)이 집주인(주위적 피고)에게 보증금 1억 8,000만 원, 기간 2015. 4. 30.부터 2017. 4. 30.까지로 집을 빌렸습니다. 2015. 4. 30. 입주·전입신고·확정일자를 마쳤고, 계약은 2017. 5. 1. 묵시적으로 갱신되었습니다.
- 2017. 9. 5. 이 집에 강제경매가 시작되었고, 유찰이 이어지자 임차인은 2019. 2. 9.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지했습니다.
- 임차인은 경매에서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고, 2019. 11. 6. 낙찰자(예비적 피고)가 집을 샀습니다.
- 2020. 1. 21. 임차인은 옛 집주인과 낙찰자 모두에게 보증금을 돌려 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낙찰자를 상대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2020. 2. 18. 등기가 되었습니다.
- 2020. 2. 12. 임차인은 옛 집주인을 주된 상대로, 낙찰자를 예비적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2심은 「임차인이 승계에 이의했다」며 옛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라고 했습니다.
왜 문제가 되나
대항력 있는 임대차의 집이 넘어가면 새 주인이 임대인 자리를 법에 따라 당연히 이어받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다만 임차인이 원하지 않으면 벗어날 길이 있다는 것이 기존 판례입니다. 이 사건 임차인이 정말 「승계를 원하지 않는다」고 이의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였습니다.
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양수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양도인은 임대차관계에서 탈퇴하여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하게 된다
임차인이 임대인의 지위승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임차인이 임차주택의 양도사실을 안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양도인의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소멸하지 않는다
쉽게 풀면 이렇습니다.
- 원칙: 집이 넘어가면 새 주인이 보증금 의무를 지고 옛 주인은 빠집니다.
- 예외: 임차인이 원하지 않으면, 넘어간 사실을 안 때부터 상당한 기간 안에 이의해 옛 주인에게 받을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이 사건 임차인은 ① 경매에서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고(낙찰자에게 계약을 이어 가겠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음), ② 낙찰자에게도 보증금을 요구했으며, ③ 낙찰자가 의무자라는 전제로 임차권등기명령까지 신청했습니다.
- 그래서 옛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요구했더라도 「승계를 원하지 않아 이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경매 전 해지 통지도,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는 임대차관계가 이어지므로(제4조 제2항) 그것만으로 이의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결과: 파기환송 — 2심 판결을 깨고 수원지방법원에 다시 재판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 판결은 2021년 11월 11일에 이미 났습니다. 대법원은 「승계에 대한 이의로 볼 수 있으려면 임차인의 행동이 그 뜻과 맞아야 한다」는 판단을 했고, 그에 따라 누가 보증금을 돌려줄지는 수원지방법원이 다시 판단합니다. 그 환송 뒤 결과는 이번에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새 주인이 당연히 이어받고, 원하지 않으면 상당한 기간 안에 이의」라는 기준은 이 대법원 판결로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비유입니다) 버스 회사가 바뀌어도 정기권은 새 회사가 그대로 책임집니다. 「옛 회사에서 환불받겠다」고 하려면 바뀐 것을 안 뒤 곧바로 그렇게 말해야 하고, 그러면서 새 회사 버스를 계속 정기권으로 타고 다니면 말과 행동이 맞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뜻하는 것
- 집이 팔리거나 경매된 임차인: 원칙적으로 새 주인에게 보증금을 청구합니다. 옛 주인에게 받고 싶다면 사실을 안 뒤 곧바로, 그리고 일관되게 이의해야 합니다(주택 공부방 16강).
- 경매에서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대항력 있는 임차인: 이 판결은 그것을 「낙찰자에게 계약을 이어 가겠다는 뜻」으로 보았습니다. 배당요구를 할지 말지는 이 점까지 생각해 정해야 합니다.
- 「상당한 기간」이 며칠인지는 판결에 숫자로 나오지 않습니다.
판결문 요지 (원문)
### 판시사항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서 정한 대항요건을 갖춘 임대주택이 양도된 경우, 양수인이 주택의 소유권과 결합하여 임대인의 임대차계약상의 권리·의무 일체를 그대로 승계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양도인은 임대차관계에서 탈퇴하여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하게 되는지 여부(적극) / 임차인이 임대인의 지위승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 임차인이 임차주택의 양도사실을 안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면 양도인의 임차인에 대한 보증금 반환채무는 소멸하지 않게 되는지 여부(적극)
### 판결요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이 판결의 「판결요지」 칸이 따로 실려 있지 않습니다. 아래는 판결 이유 「1.」 원문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택임대차법’이라고 한다) 제3조 제4항은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의 대항요건을 갖춘 임대차의 목적이 된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법률상 당연승계 규정으로 보아야 하므로, 임대주택이 양도된 경우에 그 양수인은 주택의 소유권과 결합하여 임대인의 임대차계약상의 권리·의무 일체를 그대로 승계한다. 그 결과 양수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양도인은 임대차관계에서 탈퇴하여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하게 된다(대법원 1987. 3. 10. 선고 86다카1114 판결, 대법원 2013. 1. 17. 선고 2011다4952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임차인의 보호를 위한 주택임대차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임차인이 임대인의 지위승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임차인이 임차주택의 양도사실을 안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양도인의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소멸하지 않는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64615 판결 참조).
### 결론(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판단은 그 사건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사정이 다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