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 사람에게 조합이 그동안 쓴 사업비 일부를 떠넘기려면, 정관이나 총회 결의에 무슨 비용을,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부담하는지 구체적으로 정해 두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입니다. 「현금청산금에서 사업비를 공제할 수 있다」는 식의 추상적인 문구만으로는 안 됩니다.
왜 문제가 되나
12강에서 본 것처럼, 분양신청을 안 하거나 계약을 거부하면 조합원 지위를 잃고 현금청산을 받습니다. 조합 입장에서는 그 사람도 조합원이던 동안 설계비·운영비 같은 사업비 혜택을 함께 받았으니 그 몫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청산금에서 사업비를 떼고 주거나, 따로 청구하는 일이 생깁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 현금청산 대상자는 조합원 지위를 잃었으므로, 조합원에게 걷는 부과금을 부과할 수 없습니다.
- 다만 조합원이던 동안 생긴 사업비 일부를 부담한다는 내용을 정관·총회 결의·약정으로 미리 정해 둔 경우에 한해 청산 때 정산하거나 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현금청산 대상자에게 정관 등으로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기 전까지 발생한 정비사업비 중 일부를 부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관’ 또는 ‘정관에서 지정하는 방식’ 등으로 현금청산 대상자가 부담하게 될 비용의 발생 근거, 분담 기준과 내역,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정관이나 조합원 총회의 결의 등으로 단순히 ‘조합이 현금청산 대상자가 받을 현금청산금에서 사업비용 중 일정 부분 등을 공제하고 청산할 수 있다.’라거나 ‘현금청산 대상자는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할 때까지 발생한 사업비용 중 일정 부분 등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등의 추상적인 내용을 정한 것만으로는, 현금청산금에서 사업비용을 공제하는 방식 또는 그와 별개의 절차로 사업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현금청산 대상자에게 사업비용을 부담하도록 할 근거가 될 수 없다.
구체적으로 정했더라도 탈퇴할 때 부담하는 것이 타당한 합리적인 비용만 됩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예를 들었습니다.
적어도 분양 수익에만 기여하는 비용은 현금청산 대상자에게 부담하도록 하여서는 안 된다. 또 잔존 조합원들의 이익으로만 귀속되는 비용(정비기반 시설 공사비 등)이나 전적으로 새롭게 건축되는 건물의 형성에만 기여하는 비용(신축 건물의 대지조성ㆍ건축 공사비 등) 등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합리적인 범위 내의 비용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 정관에 「청산금에서 공제한다」는 조항만 있다면, 청산금을 정해 주기도 전에 그 조항으로 사업비를 따로 청구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사업비를 청구한 조합의 상고는 기각됐습니다.
실무에서 뜻하는 것
- 현금청산을 받게 된 분이 청산금에서 사업비가 빠졌다는 통보를 받았다면, 먼저 정관과 총회 결의에 비용 항목·기준·범위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추상적인 문구뿐이라면 다툴 수 있습니다.
- 반대로 정관에 구체적인 분담 기준이 있고 총회에서 적법하게 정했다면 부담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때도 탈퇴할 때까지 실제로 이익을 본 합리적인 비용에 한하고, 신축 공사비나 분양 수익에만 쓰인 비용은 원칙적으로 떠넘길 수 없습니다. 조합마다 정관이 다르니 그 조합의 정관이 기준입니다(21강 · 조합 운영과 정보공개).
- 재개발 매물을 사면서 나중에 현금청산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그 조합 정관의 현금청산자 비용 분담 조항도 미리 읽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12강).
같은 날 재건축 사건(2017두48437)과 다른 재개발 사건(2018두51508)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단이 나왔습니다(둘 다 상고기각).